삼국지 적벽대전과 조조의 굴욕
- 일상/일상상식
- 2020. 4. 24. 22:22
적벽대전은 삼국지에 의해 익히 알려져 있다. 잘 짜인 구성에 생동감이 넘치는 등장인물들, 그리고 사건의 전개가 매우 흥미진진하다.
원소를 물리치고 화북을 평정한 조조는 형주를 차지하기 위해 남하한다. 그때 형주는 유표가 죽어 아들 유종이 직무를 대행하고 있었는데, 유종은 싸움도 해보지 않고 조조에게 항복해버린다. 그러자 손권과 유비는 연합하여 조조에 맞선다. 손권은 주유를 대도둑으로 삼아 3만의 정예군을 거느리고 장강(지금의 양자강)을 거슬러 올라가 유비와 합류한다. 그리고 연합군은 장강에서 서쪽으로 더 올라가 적벽 남쪽에 주둔한다. 북쪽은 조조의 군사가 진을 쳤다.
북방의 조조 군사들은 난방의 습한 기후와 풍토가 맞지 않고 뱃멀미도 심해 병에 걸린 자가 많았다. 그러자 연환계를 써서 모든 배들을 쇠사슬로 묶어 놓고 널빤지를 깔아 놓았다. 그렇게 하자 병사들이 멀미를 하지 않았다.
이러한 사실을 안 남쪽의 손권과 유비의 연합군은 화공을 쓰기로 하고 계책을 꾸몄다. 주유 군의 대장 황개가 조조에게 투항하는 척하면서 배를 몰고 가 연환계에 묶인 조조 군의 진지에 불을 놓는 것이었다. 계책에 의해 황개는 주유한테 항복을 권유했다가 곤장 백대를 맞는다. 분한 황개는 조조에게 투항하겠다고 비밀리에 편지를 보냈다. 조조는 황개가 대군에 투항해오는 것은 지각이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며 이를 의심치 않았다. 물론 조조는 미리 황개가 실제로 곤장 백대를 맞은 것을 첩자에 의해 알고 있었다. 여기서 몸을 망가뜨려가면서 계책을 꾸민다는 고육지책(苦肉之策)의 고사성어가 생겨났다.
황개가 투항을 약속한 날은 화공에 매우 유리한 동남풍이 부는 날이었다. 그날 동남풍이 불것이라는 것은 누적된 경험적 통계에 의해 알 수 있었을 것이다. 황개는 한밤에 배 이십여 척에 마른 갈대와 볏짚을 싣고 거기에 기름을 뿌려놓고 조조에게 투항하려 갔다. 그러자 조조의 군사들은 모두 배 위에 나와 구경을 했다. 황개는 조조의 수군진영 가까이 오자 일제히 배에 불을 붙여 돌진하면서 조조의 군영에 불화살을 쏘아댔다.
때마침 동남풍은 더욱 세차게 불어 조조의 수군 진영은 불바다가 되고 말았다. 그러나 배들이 서로 쇠사슬로 엮여 있어 떼어낼 수도 달아날 수도 없었고, 계속 쏘아대는 불화살에 조조의 영체에도 불이 붙었다. 유비와 주유는 즉시 수육 양군을 몰아쳐 총공격을 하니 조조 군은 대부분 몰살하고 말았다. 결국 조조는 몇몇 패잔병들을 이끌고 도주할 수밖에 없었다.
삼국지는 서기 200년경에 일어난 일을 1,400년경에 명나라 나관중이 전해오는 이야기를 정리하여 쓴 소설로 대부분 지어낸 이야기라고 한다.
당시 조조 군의 군사는 100만 명의 대군이 아니라 10~20만 명이었다는 것이 정설이라고 하며, 그 당시 장강 적벽에서 벌어진 전투는 조조가 유비를 죽이기 위해 기병 5천 명으로 추격하다 벌어진 소규모 전투에 불과했다는 설도 있으며, 조조는 유비에게는 관심이 없고 오직 오나라를 치기 위한 전쟁이었다고도 하며, 시간과 장소도 명확하지 않다고 한다. 또한 조조의 수군 진영에 불이 붙은 것은 역병을 방지하기 위해 조조가 스스로 불을 지른 것이라고도 한다.
어쨌든 그때 조조가 유비와 손권의 연합군에 승리했다면 삼국을 통일할 수 있었을 것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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