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선화 꽃말과 나르시스 전설
- 일상/일상상식
- 2020. 1. 24. 14:16
이제 봄이 멀지 않았다. 올겨울은 한 번도 혹독한 한파가 없어 춥지도 않고 눈도 거의 내리지 않아, 봄이 더욱 빠를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 설 명절 연휴가 끝나고 꽃샘추위 한두 번 가볍게 스치듯 지나고 나면 꽃소식이 들려오지 않을까 싶다. 아니 요즘 같으면 올봄은 꽃샘추위도 없이 곧바로 봄이 올 수도 있겠다.
봄바람이 불면 먼저 반갑게 맞이하는 꽃이 수선화다. 바라보면 전설이 생각나서인지 가끔은 애잔한 느낌이 들기도 하는 꽃이다. 수선화는 나르시스(Narcissus)라고도 하며 꽃송이가 무엇을 응시하듯 머리를 숙이고 있는 것이 특이하다. 이 특이한 꽃의 형태가 전설을 만들어냈다.
나르시스에 관한 전설은 그리스로마신화에 나오는 얘기다. 신화 속의 나르시스는 목동이었는데 미소년이었다. 소년은 어찌나 아름다웠던지 요정들의 수애가 끊이지 않았다. 그리고 요정들 중에서 에코가 나르시스를 무척 사랑했다.
그러나 나르시스는 요정들의 구애에 전혀 관심이 없었다. 나르시스를 무척 사랑한 에코는 끊임없이 구애를 했지만 에코의 간절한 사랑도 거들떠보지 않았다. 에코는 아무리 구애를 해도 나르시스의 마음을 얻을 수 없었고 결국 애만 태우다 죽고 말았다. 에코의 사랑이 얼마나 간절했던지 그녀는 죽어서 메아리가 되었다. 우리가 산에라도 가서 "야~호~"라고 소리치면 에코가 "나 여기 있소"라고 "야~호~"하며 대답을 한다. "야호'는 "에코'를 말함이다.
어느 날 양떼를 몰고 다니던 나르시스는 목이 마려워 우물을 찾았다. 그리고 예쁜 우물을 하나 발견했다. 그 우물은 물이 무척 맑았다. 나르시스는 목을 축이기 위해 허리를 굽히고 머리를 숙였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우물 속에서 예쁜 얼굴이 나르시스를 바라보고 있었다. 나르시스를 바라보는 그 얼굴이 너무 아름다워 나르시스는 그만 넋을 잃고 말았다. 물속의 얼굴이 자신이라는 것을 모르는 나르시스는 그 얼굴은 그동안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어느 예쁜 요정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나르시스는 그 요정을 곧바로 사랑하게 되었다.
우물 속의 요정은 나르시스를 애타게 했다. 사랑하는 오정에게 키스를 하려고 얼굴을 물에 담그면 사라졌다가, 얼굴을 들어 물결이 잔잔해지면 아름다운 얼굴로 다시 나타나곤 했다. 요정을 잡으려고 손을 뻗어 물속에 넣어도 사라지고, 손을 빼면 다시 나타났다. 수 없는 반복이었다. 얼굴을 물에 담갔다 빼고, 손을 뻗었다 거두고, 요정의 얼굴은 나타났다 사라지고, 사라졌다 나타나고...
나르시스는 우물을 떠날 수가 없었다. 그는 그곳에서 몇 날 며칠을 머물면서 애를 태우며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눈물방울이 우물에 떨어져도 파랑이는 물결에 따라 얼굴은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나곤 했다. 애를 태우던 나르시스는 요정을 잡으려고 결국 우물 속으로 뛰어들었다. 그리고는 우물 속에서 나오지 못했다.
후에 우물가에 한 송이 꽃이 피었다. 꽃은 언제나 변함없이 우물 속을 응시하고 있었다. 그 꽃의 이름을 나르시스(수선화)라 하였다.
나르시스 신화는 나르시시즘의 어원이 되었다. 나르시시즘은 자신의 육체와 자아 그리고 정신적 특징이 리비도(libido 일반적인 성적 흥미)의 대상이 되는 것으로, 자기 자신이 관심의 대상이 되는 것을 말한다.
수선화과 / 수선화속
원산지 : 아프리카, 이베리아 반도(스페인, 포르투갈)
꽃말 : 신비, 고결, 자존심, 자기 자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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