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느 달기와 주왕의 포락지형

달기와 주왕의 포락지형

 

기원전 12세기에 은나라가 주나라에게 멸망했다. 그때 은나라 왕은 주왕이었으며, 은나라가 멸망하는데는 경국지색 달기가 있었다.

 

달기는 은나라가 정복한 나라 유소씨국으로부터 받은 전리품이었다. 주왕은 달기를 보자마자 반해버렸으며 달기를 무척 총애했다. 그리고 달기와 주왕은 환락에 빠져들었다.

 

달기와 주왕은 술로 연못을 만들고, 고기로 숲을 이루게 하여 주지육림의 환락에 탐닉하였다. 그리고 주연에 참석하는 모든 남녀들은 주왕의 명령에 의해 전라로 주흥을 즐겼다.

 

못을 술로 채웠으니 마시고 싶은 대로 술을 마시고, 주변에는 고기가 숲처럼 쌓여있고 온갖 산해진미가 즐비하니 마음껏 음미하며, 매일 음탕한 환락의 밤이 계속되었다. 무려 넉달간 매일 이런 환락의 밤이 계속되었다고 해서 이를 '장야(長夜)의 음(飮)'이라 했다.

 

이런 상황에서 왕도 신하도 정사를 돌불 수 없었다. 간혹 몇몇 충신들이 정사를 돌보시라고 간하기라도 하면 달기에게 이성을 빼앗긴 주왕은 그들을 잔인하게 처형하였다. 그리고 주왕과 달기는 형벌을 즐기기도 했다.

 

 

주왕과 달기가 즐긴 형벌이 포락지형이라는 형벌이었다. 포락지형의 형틀은 아래에 불을 피워놓고 위에는 구리로 만든 기둥을 걸쳐놓았는데, 구리 기둥은 기름이 발라져 있었다. 형벌을 받는 자를 그 기둥 위를 걷게 하여 기둥에서 미끄려져 떨어지면 불에 타죽게 하였다.

 

은나라의 전 왕조인 하나라의 걸왕도 매희와 주지육림을 탐하다가 멸망했듯이, 주왕도 달기와 환락만을 즐기다가 주나라에 멸망하고 만다.

 

주왕은 자살을 하고 달기는 처형을 당하게 되었다. 그런데 망나니들 누구도 달기를 처형할 수가 없었다. 달기가 어찌나 예뻤던지 달기의 미색에 혼이 빠져 칼을 제대로 다룰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망나니들이 도저히 칼을 쓸 수 없으니 어쩔 수 없이 형장의 대장이 나섰다. 그는 나이 90대의 노인이었다. 그런데 이 늙은 대장도 달기를 보자 현기증이 나서 형을 집행할 수가 없었다. 결국 달기을 얼굴을 보자기로 가리고 나서야 처형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런 경국지색의 이야기들은 새로운 왕조가 명분을 만들기 위해서 꾸며내거나 극도로 과장한 이야기일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사기에 전해오는 것을 보면 전혀 사실무근만은 아닐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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