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포지교 뜻과 유래, 진정한 우정을 깨닫게 해
- 역사문화전설/역사문화
- 2019. 12. 21. 22:23
우정을 얘기할 때 문경지교나 금란지교를 얘기하곤 한다.
문경지교(刎頸之交)는 목숨을 내놓고 죽음을 같이 할 수 있는 친구를 말함이고, 금란지교(金蘭之交)는 쇠처럼 단단하고 난처럼 향기가 나는 관계라는 뜻으로 역시 아름다운 우정을 말한다. 그러나 진정한 이해와 포용의 우정을 말한다면 관포지교를 생각지 않을 수 없다.
관포지교(管鮑之交)는 진정한 우정의 표상이다.
관중과 포숙의 우정이 어떠했는지 관포지교의 유래와 그 우정의 진정한 의미를 알아본다.
관중과 포숙(포숙아라고도 함)은 BC700년 경 춘추 지대 제나라 사람으로 같은 고을에 살았다. 정확한 기록은 없지만 포숙이 관중보다 몇 살 위였다고 한다. 관중의 삶은 가난했으며 포숙은 넉넉했다. 둘은 같이 장사를 하기도 하며 지내는 사이였다. 그런데 어쩌다 둘은 관리가 되어 관중은 제나라 왕인 양공의 공자 규를, 포숙은 규의 이복동생인 소백을 모시게 되었다.
그러던 중 양공의 사촌동생 공손무지가 왕을 살해하는 일이 발생해 공자들이 위험한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 그러자 관중과 포숙은 각자 규와 소백을 모시고 피신하게 되는데, 관중과 규는 노나라로 피신하고 포숙과 소백은 거나라로 갔다. 그런데 다음 해 공손 무지가 암살을 당해 제나라에 왕의 자리가 공석이 되었다. 따라서 공자 규와 소백이 왕이 될 수 있는 기회가 생겨, 규와 소백 둘 중 먼저 제나라로 귀국하는 자가 왕위에 오를 수 있는 상황이 되었다. 이제 관중과 포숙이 정적이 된 것이다.
규가 있는 노나라는 소백이 있는 거나라보다 제나라에서 거리가 멀었다. 이에 관중은 규를 급히 제나라로 출발시키고 자신은 소백이 지나가는 길목에 먼저 도착해 지키고 있었다. 그리고 소백이 나타나자 활을 쏘아 소백을 말에서 떨어뜨렸다. 그리고 여유롭게 제나라로 갔다. 이제 규는 왕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제나라에 도착해 보니 소백이 이미 왕이 되어 있었다. 이게 어찌 된 일인가? 사실은 관중이 쏜 화살은 소백의 허리띠 장식을 맞혔는데 그 장식은 쇠로 되어 있었기 때문에 소백은 죽음을 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소백은 거짓으로 말에서 떨어져 죽은 체한 것이었다.
소백은 관중을 죽이려 했다. 그러자 포숙이 간곡히 말렸다.
"왕께서 한 나라의 왕으로 만족하신다면 신의 보필로 충분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천하의 주인이 되고자 하신다면 관중을 살려서 등용해야 합니다."
소백은 포숙의 간청에 관중을 살려주고 재상에 등용했다. 그리고 소백은 춘추시대 중국의 패자가 되었다. 바로 중국 춘수시대 최초의 패자 제환공이다. 그리고 제환공이 패자가 되는대는 관중의 공이 매우 컸다.
관중은 후에 술회하기를,
"나를 낳아준 분은 나의 부모님이지만, 나를 알아준 자는 포숙이다. 같이 장사할 때 나는 포숙을 속이기도 했지만 포숙은 모른 체했으며, 전쟁터에서 나는 몇 번 도망을 쳤는데도 포숙은 나를 비난하지 않았다. 늙으신 부모님을 봉양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음을 포숙이 알았기 때문이다. 또한 나는 관직에서 3번이나 쫓겨났을 때도, 그때마다 포숙은 내가 능력이 없기 때문이 아니라 운이 없기 때문이라고 나를 두둔했다."
관포지교를 생각하면 진정한 우정이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새삼 깨닫게 한다. 이유야 어쨌든 친구를 속이고 전장에서 도망친 것은 비난받을 일이며, 관직에서 3번이나 쫒겨난 일도 당연히 무능하다고 말할 수 있다. 따라서 포숙의 분별력을 의심할 수도 있다. 하지만 포숙이 관중을 진정으로 마음으로 이해하고 포용했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이는 바로 관중을 죽음으로부터 구했을 뿐만 아니라 재상에 등용하게 한 것에서 확인할 수 있다. 과거 역사를 보면 정적에는 친구는 말할 것도 없고 혈육마저 가차 없이 처단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포숙은 자신이 차지할 수도 있는 자리를 관중에게 양보한 것이다.
관중의 재능을 아무리 높게 평가했더라도 가능한 일이 아니다. 진정한 우정이 어떤 것인지 포숙으로 하여금 깨닫게 된다.
관포지교는 관중과 포숙의 이야기라기보다 포숙의 이야기다. 포숙의 깊은 이해와 관용에서 진정한 우정을 배운다.
중국에서 이런 말이 있다고 한다.
"관중의 현명함은 몰라도 포숙아의 지혜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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