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소화 전설과 꽃말

요즘 길을 걷다 보면 담벼락에 능소화가 늘어져 피어 눈길을 끈다.

능소화는 중국이 원산지이며 금동화라고도 하고. 옛날에는 양반집 마당에만 심을 수 있어 양반꽃이라고도 하고, 구중궁궐의 꽃이라고 부르기도 했다고 한다.

꽃에 얽힌 전설이 대부분 그렇지만 능소화도 매우 안타까운 이야기를 갖고 있다. 능소화는 담벼락이나 울타리에 기어오르면서 피는데, 이러한 넝쿨 꽃에 어울리는 전설이다.

궁중에 복숭아 빛 고운 얼굴의 소화라는 궁녀가 있었는데, 그녀는 어느 날 임금의 성은을 받고 궁녀 중에서도 높은 지위인 빈이 되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그날 이후로 왕은 소화의 처소를 찾지 않았다. 임금이 그리운 소화는 항시 담장을 서성이며 임금을 기다리고 있었다. 작은 발자국 소리에도 혹시 임금님이 오시는 것은 아닌지 귀를 기울이며, 담장 넘어 기웃거리며 애타게 임금을 기다렸다.

그러나 날이 가고 또 날이 가서 많은 세월이 지나도 임금은 소화를 찾지 않았다.

결국 소하는 상사병에 걸려 임금을 애타게 기다리다 죽고 말았다.

소화는 죽으면서 유언했다.

"나를 담장 가에 묻어 주오. 나는 죽어서도 임금님을 기다릴 거요"

소화의 무덤에는 나무가 자라 담장을 기어올랐다. 그리고 임금님의 발자국 소리를 듣기 위해 귀를 벌린 것 같은 꽃이 피었다.

꽃의 빛깔은 소화의 얼굴처럼 복숭아 빛을 띠고 있었다. 궁중의 사람들은 이 꽃을 능소화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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